외국계 기업의 노동 이슈가 정치 의제가 되었습니다
이번 달의 이슈 — 육아휴직 복귀와 '동등한 직무'
2026년 7월, 스웨덴계 가구·생활용품 유통기업 OOO코리아의 인사 조치가 언론에 보도되며 논란이 됐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육아휴직 중이던 임원급 직원의 소속 부서가 통폐합되어 기존 직급이 사라지자, 회사가 하위 직급으로의 발령을 제안했고 이를 거부하자 연봉 1년분 상당의 위로금을 제시하며 퇴사를 권유했다는 것입니다. 회사 측은 불이익 조치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사안은 대통령이 관련 보도를 공유하며 '외국 기업도 국내에서 반노동 행태를 보여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언급하면서 정치적 의제로 확대됐고, 고용노동부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법은 무엇을 요구하고 있나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은 육아휴직과 관련해 사업주에게 두 가지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조문을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제19조 제3항 — 사업주는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되며, 육아휴직 기간에는 그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한다(사업을 계속할 수 없는 경우 제외).
- 제19조 제4항 — 사업주는 육아휴직을 마친 후에는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
위반 시 제재도 조문에 정해져 있습니다. 육아휴직을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제19조 제3항 위반)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원직 또는 동등 직무 복귀 의무 위반(제19조 제4항 위반)은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합니다(제37조).
실무에서 자주 어긋나는 지점
법은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라고 규정합니다. 조직 개편으로 기존 보직이 사라진 경우에도 이 의무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회사가 제시한 대체 직무가 '같은 수준'에 해당하는지가 다투어지게 됩니다. 직급이 낮아지거나 보수·권한이 줄어드는 발령이라면 그 판단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복귀 협의 과정에서 위로금을 제시하며 퇴사를 권유하는 방식은, 당사자의 진의에 따른 합의였는지를 두고 이후 다툼이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형식이 합의(권고사직)라도 실질이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른 것으로 평가되면 해고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외국계 기업이라는 점이 왜 문제를 키우나
같은 보도에서는 다른 외국계 기업의 노동 분쟁 사례도 함께 언급됐습니다. 미국계 창고형 유통기업 OOO코리아는 과거 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노동행위가 인정된 바 있고, 일본계 유리 소재 제조기업 OOO는 대법원에서 불법파견이 인정된 사례로 거론됐습니다. 일본계 광학 기업 OOO 역시 사업장 정리 과정의 노동 갈등 사례로 함께 다뤄졌습니다.
여기서 확인되는 흐름은 분명합니다. 외국계 기업의 노무 사안은 개별 회사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외국 기업의 국내 노동 관행'이라는 틀로 묶여 다뤄지는 경향이 있으며, 그만큼 언론·정치·감독기관의 주목을 받기 쉽습니다. 본사 기준으로는 통상적인 조직 개편이나 퇴직 협상이 한국에서는 다른 무게로 평가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본사에 설명하기 어려운 지점
많은 국가에서 조직 개편에 따른 직무 변경과 합의 퇴직은 인사권의 통상적 행사로 다뤄집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육아휴직 복귀자에 대한 직무 배치가 법률로 직접 규율되고, 형사처벌 조항까지 두고 있습니다. 이 차이를 본사가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글로벌 정책을 그대로 적용하면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인사담당자가 지금 점검할 것
- 육아휴직·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사용자의 복귀 예정 직무가 휴직 전과 같은 업무이거나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인지 문서로 확인되는가
- 조직 개편으로 기존 보직이 사라진 경우, 대체 직무 선정 기준과 검토 과정이 기록으로 남아 있는가
- 복귀 면담에서 오간 제안과 근로자의 의사가 서면으로 정리되어 있는가(구두 협의만으로는 이후 다툼에서 입증이 어렵습니다)
- 퇴직 협상 과정이 사실상의 강요로 평가될 여지가 없는지, 숙려 기간과 철회 가능성을 안내했는가
- 본사 인사정책을 한국에 적용하기 전에 법정 복귀 의무·불이익 처우 금지와 충돌하는 부분을 검토하는 절차가 있는가
- 육아휴직 사용 이력이 인사평가·승진·배치에 사실상 불이익으로 작용하지 않는지 데이터로 점검한 적이 있는가
정리
이번 사안은 아직 조사 단계이며, 사실관계와 법적 평가는 앞으로 확인되어 갈 것입니다. 다만 인사담당자 입장에서 확실한 것은, 육아휴직 복귀자의 직무 배치가 '협의로 정리하면 되는 문제'가 아니라 법률이 직접 요구하는 사항이라는 점입니다. 조직 개편이 예정되어 있고 휴직자가 있다면, 복귀 시점 이전에 대체 직무의 적정성을 미리 검토해 두시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FAIR인사노무컨설팅은 이렇게 지원합니다
휴직자 복귀 직무의 적정성 검토, 조직 개편 시 법정 복귀 의무와의 충돌 점검, 본사 인사정책의 한국 법제 정합성 검토를 자문 범위에서 지원합니다. 진행 중인 사안이 있으시면 상담을 통해 무엇을 먼저 정리해야 하는지 말씀드립니다.
※ 본 글은 언론 보도와 공개된 법령을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적 정보이며, 특정 기업의 사실관계나 법적 책임을 확정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의 법적 판단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기업명은 모두 익명으로 표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