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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④

외국계 본사의 구조조정 방침과 한국 HR의 역할

본사의 구조조정 방침에 한국지사 HR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외국계 기업을 자문하다 보면 자주 마주하게 되는 장면이 있습니다. 어느 날 본사에서 한국법인에 구조조정 방침이 내려옵니다.

  • “Headcount를 20% 줄여라.”
  • “이번 분기 안에 인력감축을 완료하라.”
  • “이 포지션은 글로벌 차원에서 없어졌으니 해당 직원을 퇴직시켜라.”

글로벌 본사의 입장에서는 이미 결정된 경영 판단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HR의 입장에서는 그때부터 일이 시작됩니다. 한국에서는 본사가 결정했다고 해서 곧바로 직원을 해고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국 HR은 본사의 구조조정을 단순히 ‘집행’하는 사람이 아니다

외국계 기업의 한국 HR에게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본사의 방침을 그대로 전달하고 실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본사의 경영 판단을 한국의 노동법과 현실에 맞게 번역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과 리스크를 본사에 정확하게 설명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본사에서 “이 직원을 다음 달까지 내보내 달라”고 요청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한국 HR이 단순히 퇴직을 통보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상당히 위험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근로기준법상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는 단순히 회사가 인원을 줄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회사가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했는지, 대상자 선정기준이 합리적이고 공정한지 등이 함께 검토됩니다. 또한 일정한 경우 근로자대표에게 해고 예정일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해고회피 방법과 선정기준 등에 관하여 성실하게 협의해야 합니다.

한국 HR이 본사에 먼저 던져야 할 질문

“한국에서 이 구조조정을 실제로 실행할 경우 발생하는 법적 리스크와 비용까지 검토하셨습니까?”

1. 먼저 ‘해고 비용’이 아니라 ‘해고 리스크’를 설명해야 한다

본사에서는 종종 “법적으로 해고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해고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해고가 분쟁으로 이어질 경우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소송, 인사담당자의 대응시간, 외부 전문가 비용, 조직 내부 갈등, 다른 직원들의 동요 등 다양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경영상 해고의 적법성에 문제가 있다면 단순히 퇴직금 몇 개월분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 HR은 본사에 구조조정안을 보고하면서 단순히 Option A: 해고 / Option B: 명예퇴직 이라고 제시할 것이 아니라, 각 방안별로 다음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 법적 요건
  • 예상 소요기간
  • 분쟁 가능성
  • 노동위원회·소송 리스크
  • 예상 법률비용
  • 조직에 미치는 영향
  • 직원과의 협상 가능성
  • 최종적인 예상 비용

즉, 구조조정도 하나의 Risk-adjusted Decision으로 본사에 보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2. 때로는 충분한 명예퇴직금이 오히려 가장 경제적인 선택이다

외국계 기업 구조조정을 자문하면서 본사와 한국지사 사이에서 자주 발생하는 갈등 중 하나가 퇴직 위로금의 수준입니다. 본사에서는 “왜 이렇게 많은 금액을 지급해야 하는가?”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질문은 “충분한 보상 없이 구조조정을 진행했을 때 회사가 부담하게 될 전체 비용은 얼마인가?”로 바꾸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명예퇴직이나 합의퇴직에서 지급하는 추가 보상금은 법정 퇴직금과는 별개의 영역입니다. 모든 경우에 회사가 반드시 추가 위로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실제 구조조정에서는 일정 수준의 추가 보상이 분쟁을 예방하고 직원과 회사가 합리적으로 관계를 종료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추가 위로금을 아끼기 위해 협상을 서둘렀다가 분쟁이 발생한다면, 몇 개월의 추가 보상금을 절약하고 훨씬 큰 비용을 부담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본사를 설득하는 문장

“추가 퇴직보상은 단순한 인건비가 아니라 구조조정 과정의 법률·분쟁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비용입니다.”

이렇게 접근하면 본사의 Finance나 Regional HR도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3. 구조조정에는 무엇보다 ‘시간’이 필요하다

본사의 구조조정 지시에서 한국 HR이 반드시 수정해야 하는 부분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Timeline입니다.

본사는 글로벌 차원에서 “이번 달 결정 → 다음 달 종료”와 같은 일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러한 일정이 현실적으로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다수의 인력을 감축하거나 경영상 해고 가능성까지 검토해야 한다면 법적 절차와 협의를 위한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근로기준법도 경영상 해고와 관련하여 해고회피 방법과 대상자 선정기준 등에 관해 근로자대표에게 해고 예정일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적 절차 때문만은 아닙니다. 실무적으로도 구조조정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구조조정 대상자에게 회사의 상황을 설명하고, 퇴직조건을 제시하고, 직원이 이를 검토하고, 경우에 따라 조건을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퇴직을 거부하던 직원도 충분한 설명과 협상을 통해 합의에 이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반대로 회사가 시간을 정해놓고 “이번 주까지 사직서를 제출하십시오”라는 방식으로 압박하면 상호간 갈등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협상이 노동분쟁으로 전환되는 순간입니다.

따라서 한국 HR이 본사에 요구해야 하는 중요한 자원 중 하나는 돈뿐만 아니라 시간입니다.

4. 한국 HR은 직원과 본사 사이의 ‘협상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한국 HR이 가장 곤란한 위치에 놓이기도 합니다. 본사에서는 빨리 인원을 줄이라고 압박하고, 직원들은 “왜 내가 대상인가?”, “회사가 이렇게 일방적으로 해도 되는가?”라고 묻습니다.

이때 HR이 어느 한쪽의 메신저 역할만 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HR은 전체 구조조정 프로세스를 설계해야 합니다.

본사에는 한국의 법과 리스크를 설명하고, 직원에게는 회사의 경영상황과 구조조정의 배경을 설명하며, 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Exit Package와 Timeline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이 외국계 기업 한국 HR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전문성입니다.

5. “본사에서 결정했습니다”는 한국 HR에게 가장 위험한 말일 수 있다

구조조정 대상 직원과 면담할 때 종종 등장하는 표현이 있습니다. “본사에서 이미 결정한 사항입니다.” HR 입장에서는 본인의 결정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그러나 이 표현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습니다.

직원의 입장에서는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아무런 검토도 하지 않았다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특히 경영상 해고 가능성이 있는 사안이라면 회사가 해고회피 노력이나 대상자 선정기준 등을 실질적으로 검토했다는 점이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 HR은 글로벌 결정이 있었다는 사실만 전달하기보다 그 결정이 한국에서 어떤 절차와 기준을 거쳐 실행될 것인지를 관리해야 합니다.

정리

외국계 기업의 구조조정에서 한국 HR의 역할은 결코 수동적이지 않습니다. 외국계 기업의 구조조정은 단순한 해고 문제가 아닙니다. 결국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 법률 리스크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 합리적인 퇴직조건을 마련하며,
  •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협상하는 것.

안내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며, 개별 사안의 법적 판단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 본 글은 공개된 법령과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적 정보이며, 개별 사안의 법적 판단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기업명은 모두 익명으로 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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