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IR인사노무컨설팅 로고
CRM

AX 컨설팅과 HR Tech, 무엇이 다른가 — 채용은 이미 고영향 인공지능 영역입니다

필자 | 정광일 공인노무사 제8회 공인노무사 시험 합격(1999) · 연세대 경영대학원 MBA (전) 김앤장 법률사무소 공인노무사 (현) FAIR인사노무컨설팅 대표 공인노무사

요즘 HR 분야의 AX 컨설팅을 수행하면서 정리한 내용을 적어 봅니다.

HR 분야에서도 AI와 자동화, HR Tech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만 HR Tech를 도입하는 것과 AX(AI Transformation)를 하는 것은 다릅니다. HR Tech가 도구와 시스템의 문제라면, AX 컨설팅은 업무 자체를 다시 설계하는 문제에 가깝습니다.

솔루션 도입만으로는 AX가 아닙니다

채용에 AI 솔루션을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AX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AX 컨설팅에서는 먼저 채용의 전체 과정을 펼쳐 놓습니다.

채용 요청 → 공고 → 지원자 검토 → 면접 → 평가 → 입사

그리고 단계마다 네 가지를 다시 묻습니다.

  • 사람이 계속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 AI가 대신하거나 보조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 어떤 판단은 사람이 최종 결정해야 하는가
  • AI를 적용했을 때 시간과 비용이 얼마나 줄어드는가

이 재설계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기술이 HR Tech입니다. 관계를 단순화하면 이렇습니다. AX 컨설팅은 HR 업무의 재설계이고, HR Tech는 그 재설계를 구현하는 기술입니다.

그런데 이 질문들은 이제 법이 묻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여기서부터가 노무 자문의 영역입니다. 위 네 가지 질문은 경영 판단으로만 보이지만, 이미 법령이 요구하는 항목과 상당 부분 겹칩니다.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인공지능 기본법)이 2026년 7월 21일 시행되었습니다. 시행령도 2026년 8월 20일 시행되었습니다.

이 법 제2조 제4호는 고영향 인공지능을 정의하면서 활용 영역을 열거하고 있는데, 사목에 “채용, 대출 심사 등 개인의 권리·의무 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판단 또는 평가”가 들어가 있습니다. 채용이 조문에 이름으로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제34조 제1항은 고영향 인공지능과 관련한 사업자의 책무로 여섯 가지를 정하고 있습니다. 그중 세 가지를 앞의 질문과 나란히 놓아 보겠습니다.

  • 제4호 “고영향 인공지능에 대한 사람의 관리·감독” — “어떤 판단은 사람이 최종 결정해야 하는가”와 같은 질문입니다.
  • 제2호 “최종결과, 최종결과 도출에 활용된 주요 기준, 학습용데이터의 개요 등에 대한 설명 방안의 수립·시행” — “왜 이 지원자가 걸러졌는가”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 제5호 “안전성·신뢰성 확보를 위한 조치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문서의 작성과 보관” — 재설계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라는 요구와 같습니다.

나머지 세 가지는 위험관리방안의 수립·운영, 이용자 보호 방안의 수립·운영, 그리고 위원회에서 심의·의결된 사항입니다.

AX 재설계를 제대로 하면 이 문서들이 부산물로 남습니다. 반대로 솔루션만 도입하면, 나중에 설명을 요구받았을 때 내놓을 것이 없습니다.

누가 의무를 지는가 — 만든 회사인가, 도입한 회사인가

여기서 오해가 자주 생깁니다. 조문을 정확히 읽어야 합니다.

인공지능 기본법 제34조 제1항의 수범자는 “인공지능사업자”이고, 제33조 제1항의 사전 검토 의무도 같습니다. 같은 법 제2조 제7호는 인공지능사업자를 인공지능을 개발하여 제공하는 자와 그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로 정의합니다.

따라서 AI 채용 솔루션을 사서 사내 채용에만 쓰는 회사가 곧바로 제34조의 수범자가 되는지는 별도로 따져 보아야 합니다. 이 조항만 보고 “우리는 도입만 했으니 해당 없다”고 정리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도입한 회사를 직접 묶는 조항이 따로 있습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37조의2(자동화된 결정에 대한 정보주체의 권리 등)입니다. 이 조항의 수범자는 사업자가 아니라 개인정보처리자이고, 지원자의 이력서를 처리하는 회사가 바로 개인정보처리자입니다.

  • 제1항 — 완전히 자동화된 시스템(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시스템을 포함)으로 이루어진 결정이 자신의 권리 또는 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 정보주체는 그 결정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 제2항 — 정보주체는 그 결정에 대하여 설명 등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 제3항 — 거부하거나 설명을 요구받으면,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자동화된 결정을 적용하지 않거나 인적 개입에 의한 재처리·설명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합니다.
  • 제4항 — 자동화된 결정의 기준과 절차, 개인정보가 처리되는 방식 등을 정보주체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하여야 합니다.

실무에서 특히 볼 지점은 제1항과 제2항의 구조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거부권에는 단서가 붙어 있어, 자동화된 결정이 제15조 제1항 제1호·제2호·제4호에 따라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 세 가지는 각각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은 경우(제1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법령상 의무 준수를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제2호), 정보주체와 체결한 계약을 이행하거나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정보주체의 요청에 따른 조치를 이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제4호)입니다.

채용은 통상 지원자의 동의를 받아 진행되고, 근로계약 체결 과정으로도 볼 여지가 있습니다. 즉 거부권 단서에 해당할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여기까지만 보고 안심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설명요구권을 정한 제2항에는 그런 단서가 없습니다. 거부권이 제한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설명을 요구받으면 답해야 하는 상황은 그대로 남습니다. 제4항의 공개 의무 역시 요구가 없어도 미리 이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채용에 AI를 쓰는 회사가 실제로 마주하는 것은 거부권보다 설명 의무와 공개 의무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설명은 도입 이후에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재설계 단계에서 그렇게 설계해야 나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도입 전에 확인할 것

AI 채용 솔루션을 검토하실 때 계약 전에 물어보시면 좋은 것들입니다.

  • 이 솔루션이 고영향 인공지능에 해당하는지 사전 검토를 했는지(인공지능 기본법 제33조 제1항)
  • 제34조 제1항 각 호의 조치를 이행한 문서를 우리에게 제공할 수 있는지(같은 항 제5호)
  • 탈락 사유를 지원자에게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의 근거가 산출되는지(같은 항 제2호)
  • 사람이 개입해 다시 판단하는 절차를 우리 쪽에서 넣을 수 있는지(개인정보 보호법 제37조의2 제3항)
  • 자동화된 결정의 기준과 절차를 공개할 문안을 만들 수 있는지(같은 조 제4항)

이 다섯 가지에 답이 나오지 않는 솔루션이라면, 도입한 뒤에 그 부담이 회사에 남습니다.

정리

앞으로 HR의 경쟁력은 좋은 HR 솔루션을 많이 도입하는 데 있기보다, 우리 회사의 HR 업무를 AI 시대에 맞게 어떻게 다시 설계하느냐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하고 싶습니다. 그 재설계는 이제 경영 판단인 동시에 준법 과제입니다. 사람이 어디에서 결정하는지,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설명할 수 있는지, 그 과정을 문서로 남겼는지는 법이 묻는 항목이 되었습니다.

HR Tech 도입보다 먼저 AX 관점에서 업무를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편이 결과적으로 법에도 맞습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을 위한 참고 자료이며, 개별 사안의 최종 법적 판단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실제 적용 범위는 솔루션의 구조와 회사의 처리 방식에 따라 달라지므로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 FAIR인사노무컨설팅이 AI를 어떻게 쓰는지 밝힌 문서: https://www.fairhr.net/ai-guidelines

▶ 인사노무 자문·진단 문의: https://www.fairhr.net/contact ☎ 02-387-9869 | ✉ fairhr@nate.com

함께 보기

인사노무 이야기를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만나보세요.

네이버 블로그에서 더 많은 글 보기
카카오톡 상담
    AX 컨설팅과 HR Tech, 무엇이 다른가 — 채용은 이미 고영향 인공지능 영역입니다 | FAIR인사노무컨설팅 | FAIR인사노무컨설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