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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천국이었던 엔터테인먼트 산업, ‘근로자추정제’의 첫 시험대가 될까?

필자 | 정광일 공인노무사 제8회 공인노무사 시험 합격(1999) · 연세대 경영대학원 MBA (전) 김앤장 법률사무소 공인노무사 (현) FAIR인사노무컨설팅 대표 공인노무사

계약서에는 프리랜서, 실제 업무는 근로자?

방송작가, 영상편집자, 촬영·조명·음향 스태프, 매니저, 스타일리스트, 안무가, 공연배우, 유튜브 콘텐츠 제작자….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프로젝트 단위로 다양한 전문가가 결합해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그만큼 정규직보다 프리랜서, 업무위탁, 용역, 외주계약을 활용하는 비중이 높습니다.

문제는 계약서의 명칭과 실제 업무수행 방식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계약서에는 '프리랜서'라고 적혀 있지만 제작사나 기획사가 출퇴근 시간, 촬영 일정, 업무방법, 보고체계, 인력교체 등을 구체적으로 통제한다면 어떨까요? 분쟁이 발생하면 계약서의 제목이 아니라 실제 지휘·감독과 종속성을 기준으로 근로자 여부가 판단됩니다.

최근 법무법인 율촌이 '엔터 산업의 위기: 노란봉투법, 근로자추정제'를 주제로 별도의 세미나를 개최한 것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프리랜서·외주 중심 인력구조가 향후 노동입법 변화에 특히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근로자추정제란 무엇인가?

현재 근로자성 분쟁에서는 원칙적으로 퇴직금이나 임금 등을 청구하는 노무제공자가 자신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였다는 사실을 주장하고 입증해야 합니다.

그러나 국회에 계류 중인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이러한 분쟁구조를 바꾸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2025년 12월 24일 발의된 김주영 의원안은 다음과 같은 취지입니다.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하여 자신이 직접 노무를 제공한 사람은 근로기준법 관련 분쟁에서 근로자로 추정한다.”

노무제공자가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해 직접 일했다는 기초사실을 소명하면 일단 근로자로 추정하고, 계약 상대방이나 노무수령자가 근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반증하도록 입증책임을 전환하는 방식입니다.

2026년 7월 현재 이 제도는 확정·시행된 법률이 아니라 국회에서 심사 중인 개정안입니다. 따라서 구체적인 추정 요건과 반증 기준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변경될 수 있습니다.

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특히 위험한가?

1. 프리랜서 계약과 실제 지휘·감독의 간극

프리랜서로 계약했더라도 다음과 같은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근로자성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 회사가 촬영·연습·편집시간을 지정하는 경우
  • 제작책임자나 연출자가 업무방법을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경우
  • 단체대화방을 통해 출퇴근, 휴가, 업무현황을 보고하게 하는 경우
  • 회사의 승인 없이 대체인력을 투입할 수 없는 경우
  • 다른 회사의 프로젝트 참여를 제한하는 경우
  • 업무 결과뿐 아니라 업무수행 과정까지 평가·통제하는 경우

현재도 이러한 사정은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중요 요소입니다. 근로자추정제가 도입되면 회사는 단순히 “프리랜서 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해당 인력이 실제로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다는 자료까지 제시해야 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2. 프로젝트 단위의 장시간·집중근무

방송, 영화, 공연, 광고 제작은 특정 기간에 업무가 집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약은 프로젝트 단위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사실상 정해진 시간에 출근
  • 장시간 대기와 촬영
  • 연출자나 제작책임자의 상시 지시
  • 제작사 장비와 시설의 사용
  • 제작진 조직에 편입된 업무수행

프로젝트 계약이라는 형식만으로 근로자성이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기간이 짧더라도 그 기간 중 사용종속관계가 존재했다면 근로자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3. 제작사·외주사·개인으로 이어지는 다층구조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는 다음과 같은 계약구조가 자주 나타납니다. 방송사·플랫폼·기획사 → 제작사·외주업체 → 팀장·용역업체 → 개인 프리랜서·스태프

이 경우 개인 스태프가 누구의 근로자인지, 누가 보수와 근로조건을 결정했는지, 원청이 어느 범위까지 업무를 통제했는지가 복잡한 쟁점이 됩니다. 특히 원청이 작업시간, 인원, 장소, 업무방법, 안전수칙과 인력교체를 실질적으로 결정했다면 외주계약서만으로 책임관계를 명확하게 정리하기 어렵습니다.

근로자추정제가 도입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가장 큰 변화는 분쟁 초기의 출발점입니다.

현재의 분쟁구조 — 프리랜서가 근로자였다는 사실을 입증 → 근로자성 인정 여부 판단 → 임금·퇴직금 등 청구

근로자추정제 도입 이후 예상 구조 — 노무제공 사실이 인정되면 근로자로 추정 → 회사가 독립사업자였다는 사실을 반증 → 추정을 뒤집지 못하면 근로자성 인정 가능

회사가 부담해야 하는 것은 계약서 한 장이 아닙니다.

  • 업무시간과 장소를 누가 결정했는지
  • 업무수행 방법을 누가 통제했는지
  • 다른 업체의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는지
  • 장비와 비용을 누가 부담했는지
  • 대체인력을 사용할 수 있었는지
  • 업무 실패에 따른 사업상 위험을 누가 부담했는지
  • 보수가 시간의 대가인지, 독립된 성과의 대가인지

이러한 사실을 계약서, 업무기록, 메신저, 정산자료, 프로젝트 운영지침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설명해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배우와 프리랜서가 근로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근로자추정제의 취지를 과장해서는 안 됩니다.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배우, 작가, 크리에이터, 스태프가 자동으로 근로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독립사업자성이 비교적 강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여러 제작사와 자유롭게 거래하는 경우
  • 자신의 장비와 인력을 활용하는 경우
  • 업무수행 방법을 스스로 결정하는 경우
  • 결과물의 완성 여부에 따라 보수를 받는 경우
  • 업무 실패나 비용 증가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는 경우
  • 자신의 상호나 사업조직을 갖추고 영업하는 경우
  • 계약업무를 제3자에게 대체·재위탁할 수 있는 경우

핵심은 직종의 명칭이 아니라 실제 계약과 운영의 실질입니다. 같은 '영상편집자'라도 회사 사무실에서 정해진 시간 동안 팀장의 지시를 받아 일하는 사람과, 여러 고객의 프로젝트를 자신의 장비로 수행하는 독립 편집자는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지금 점검해야 할 5가지

① 프리랜서 명부를 먼저 정리해야 한다

배우, 작가, 스태프, 매니저, 크리에이터 등 프리랜서 계약자를 직군별로 분류하고 계약기간, 보수방식, 업무지시자, 근무장소와 장비 제공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② 계약서와 실제 운영을 일치시켜야 한다

계약서에는 독립적인 업무수행이라고 적어 놓고 실제로는 직원과 동일하게 출퇴근, 휴가, 보고, 평가를 관리한다면 계약서는 오히려 불리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③ 업무지시 방식을 바꿔야 한다

프리랜서에게도 결과물의 규격, 납기와 품질 기준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업무의 전 과정을 직원처럼 통제하거나, 근태와 휴가까지 승인하는 방식은 다시 점검해야 합니다.

④ 독립사업자성을 보여주는 자료를 관리해야 한다

회사는 다음 자료를 체계적으로 보관할 필요가 있습니다.

  • 프로젝트별 업무범위와 결과물
  • 견적서·정산서·세금계산서
  • 장비와 비용의 부담 주체
  • 업무시간·장소의 자율성
  • 복수 거래처 활동 여부
  • 대체인력 사용 가능 여부
  • 프로젝트 완료 및 검수자료

⑤ 고위험 인력은 계약형태를 재설계해야 한다

실제로 직원과 동일하게 상시적·종속적으로 근무하는 인력을 프리랜서 계약으로 유지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점검 결과 근로자성이 높은 인력은 근로계약으로 전환하고, 독립성이 필요한 업무는 업무범위·성과기준·운영방식을 명확하게 재설계해야 합니다.

계약서보다 중요한 것은 '관리 방식'입니다

근로자추정제는 아직 확정된 법률이 아닙니다. 그러나 입법 여부와 관계없이 이미 근로자성 분쟁에서는 계약서의 명칭보다 실제 업무수행 관계가 중요하게 판단되고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창의성과 유연성이 중요한 산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인력을 획일적으로 직원화하는 것도, 반대로 모든 인력을 프리랜서로 계약하는 것도 적절한 해결책이 아닙니다.

필요한 것은 사람을 계약서의 명칭으로 분류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업무의 독립성과 종속성을 진단하여 계약과 관리방식을 일치시키는 것입니다.

프리랜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프리랜서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프리랜서 관리, 사전에 점검하십시오

프리랜서 백신은 업종별 근로자성 진단, 프리랜서 계약서 작성, 관리자료 구축과 모의점검을 통해 기업의 프리랜서 관리 위험을 사전에 확인합니다.

분쟁이 발생한 뒤 계약서를 찾는 것이 아니라,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평소의 관리방식과 입증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 인사노무 자문·진단 문의: https://www.fairhr.net/contact ☎ 02-387-9869 | ✉ fairhr@nate.com

※ 이 글은 2026년 7월 기준 발의·계류 중인 법안을 토대로 작성한 일반적인 정보이며, 최종적인 입법 내용과 시행 시기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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