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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추정제, 법안마다 내용이 다릅니다

필자 | 정광일 공인노무사 제8회 공인노무사 시험 합격(1999) · 연세대 경영대학원 MBA (전) 김앤장 법률사무소 공인노무사 (현) FAIR인사노무컨설팅 대표 공인노무사

단순한 입증책임 전환인가, 사실상 프리랜서 제도의 재설계인가

근로자추정제를 둘러싼 입법 논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근로자추정제는 일반적으로 노무제공자가 자신이 근로자임을 입증하는 현행 구조를 바꾸어, 일정한 요건을 갖춘 노무제공자를 우선 근로자로 추정하고 노무수령자가 근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반증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그러나 현재 국회에 발의된 법안들이 모두 같은 내용인 것은 아닙니다.

어떤 법안은 단순히 민사분쟁에서 입증책임만 전환하지만, 어떤 법안은 사용자가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입증해야만 근로자 추정을 번복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 다른 법안은 임금 지급의무자나 사용자 개념까지 확대합니다.

따라서 근로자추정제를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단순히 “도입된다, 도입되지 않는다”가 아니라 다음 네 가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 누구를 근로자로 추정하는가
  • 사용자는 어떤 방법으로 추정을 번복할 수 있는가
  • 민사소송·노동위원회·형사절차 중 어디에 적용되는가
  • 근로자뿐 아니라 사용자와 임금의 개념까지 확대되는가

1. 김주영 의원안 — 입증책임 전환과 근로감독 기능 강화에 중점을 둔 절차형 법안

김주영 의원안은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해 직접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을 근로자로 추정하되, 노무수령자가 반증하면 그 추정을 번복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핵심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정의 자체를 크게 변경하기보다는, 근로자성 분쟁에서의 입증구조를 바꾸는 데 있습니다.

또한 근로감독관이 근로자성 판단에 필요한 자료를 사업주에게 요구하고, 국세청·근로복지공단 등 관계기관에 소득자료와 고용보험 자료 등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근로자성 판단 자문기구를 둘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합니다.

김주영안의 특징

  • 민사상 권리·의무 분쟁에서 근로자로 추정
  • 사용자의 일반적인 반증을 허용
  • 근로감독관의 자료제출 요구권 강화
  • 국세청·고용보험 자료 활용 가능
  • 근로자 정의 자체는 크게 변경하지 않음

기업에 미치는 영향

김주영안이 채택되면 기업은 기존 대법원 판례가 제시한 근로자성 판단요소를 중심으로 근로자 추정을 반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입증책임이 사용자에게 전환되므로, 계약서에 ‘프리랜서’라고 기재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업무지시, 출퇴근 관리, 보수 산정, 장비 부담, 대체인력 활용, 복수 거래처 보유 등 실제 운영자료를 기업이 제출해야 합니다.

상대적으로 절충적인 법안이지만, 기업의 문서관리 부담은 상당히 증가할 수 있습니다.

2. 김태선·박홍배·이용우 의원안 — 사용자가 ABC 3요건을 모두 입증해야 하는 강한 추정형 법안

김태선·박홍배·이용우 의원안은 세부 문언에는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ABC 테스트와 유사한 구조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 구조에서는 노무제공자를 우선 근로자로 추정하고, 사용자가 다음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입증해야만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 있습니다.

A. 지휘·감독의 부존재

노무제공자가 계약상으로뿐만 아니라 실제 업무수행 과정에서도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아야 합니다.

B. 통상적인 사업 범위 밖의 업무

노무제공자가 수행하는 업무가 사용자의 통상적인 사업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야 합니다.

C. 독립사업자성

노무제공자가 자신의 이름과 계산으로 독립적인 사업을 영위해야 합니다.

세 가지 요건 중 하나라도 사용자가 입증하지 못하면 근로자 추정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기존 판례가 여러 판단요소를 종합적으로 비교하는 방식이라면, ABC 테스트형 법안은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는 점에서 훨씬 엄격합니다.

기업에 미치는 영향

ABC 테스트형 법안에서 기업에 가장 부담스러운 부분은 B 요건입니다.

예를 들어 학원이 강사에게 강의를 맡기거나, 헬스장이 트레이너에게 회원 지도를 맡기거나, 방송사가 작가·촬영·편집 인력에게 방송 제작업무를 맡긴 경우 해당 업무는 기업의 통상적인 사업 범위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업무시간과 방법에 상당한 자율성이 있더라도 B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근로자 추정을 번복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ABC 테스트형 법안이 최종 채택되면 프리랜서 활용이 많은 다음 업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학원·교육
  • 방송·엔터테인먼트
  • 미용·뷰티
  • 헬스·피트니스
  • 보험·금융영업
  • 배달·플랫폼
  • IT·개발·디자인
  • 병원·의료지원
  • 건설·인테리어

이 유형은 단순한 입증책임 전환을 넘어 독립사업자로 인정받기 위한 법적 요건을 사실상 새롭게 설정한다는 점에서 가장 강한 규제모델에 해당합니다.

3. 이강일 의원안 — 노동위원회 적용, ABC 테스트, 형사절차 제외까지 구체화한 최신 법안

2026년 7월 24일 발의된 이강일 의원안은 기존 법안에서 논란이 된 쟁점들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먼저 근로자 정의에서 계약의 종류나 형식이 아니라 노무제공 관계의 실질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원칙을 명시합니다.

그리고 직접 노무를 제공하고 대가를 지급받는 사람을 다음 절차에서 근로자로 추정합니다.

  • 민사상 권리·의무 분쟁
  • 노동위원회의 구제신청
  • 그 밖의 행정상 분쟁해결 절차

노무수령자가 근로자 추정을 번복하려면 다음 세 가지를 모두 입증해야 합니다.

  • 노무제공자가 지휘·감독을 받지 않았을 것
  • 수행한 업무가 노무수령자의 통상적인 사업 범위 밖일 것
  • 노무제공자가 독립된 사업자로 활동했을 것

반면 근로자 추정의 효력은 근로기준법 위반에 따른 형사절차에는 적용하지 않도록 명시했습니다.

이강일안의 특징

  • 계약 명칭보다 실질을 기준으로 판단
  • 민사분쟁뿐 아니라 노동위원회 사건에도 적용
  • ABC 3요건을 모두 입증해야 추정 번복
  • 형사절차에는 추정효과를 적용하지 않음
  • 시행 전 발생한 일부 분쟁에도 적용 가능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

이강일안은 법 시행 당시 이미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진행 중인 사건에는 종전 규정을 적용하도록 합니다.

그러나 법 시행 전에 발생한 분쟁이라도 법 시행 당시 아직 소송이나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이 제기되지 않았다면 개정법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부칙이 최종 법률에 반영된다면, 법 시행 이후 체결되는 계약만 점검해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미 종료된 프리랜서 계약에서 발생할 수 있는 퇴직금, 연차수당, 최저임금, 해고 분쟁까지 점검해야 할 수 있습니다.

4. 정혜경 의원안 — 근로자 추정을 넘어 임금 지급주체까지 확대하는 법안

정혜경 의원안은 자신이 직접 근로를 제공하고 사업주 또는 노무수령자로부터 대가를 지급받는 사람을 근로자로 추정하도록 합니다.

여기에 더해 임금의 지급주체를 기존의 사용자뿐 아니라 실질적인 노무수령자까지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혜경안의 특징

  • 직접 노무를 제공하고 대가를 받으면 근로자로 추정
  • 대가를 지급한 노무수령자까지 임금 지급주체에 포함
  • 플랫폼·중개·위탁 등 다면적 계약관계를 고려
  • 임금 책임의 주체가 확대될 가능성

기업에 미치는 영향

플랫폼업체, 원청, 중개회사, 대행사 등이 노무제공자와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더라도 대가 지급이나 정산구조에 관여했다면 임금 책임을 부담하는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구조에서 영향이 클 수 있습니다.

  • 플랫폼이 고객의 대금을 받아 노무제공자에게 정산하는 구조
  • 원청이 하청업체 소속 노무제공자의 보수를 사실상 결정하는 구조
  • 대행사가 프리랜서를 모집하고 보수를 지급하는 구조
  • 방송사와 제작사가 출연료·제작비를 분담하는 구조

정혜경안은 “누가 근로자인가”뿐 아니라 “누가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부담하는가”까지 확대한다는 점에서 다른 법안과 차이가 있습니다.

5. 정청래 의원안 — 실질적인 작업지시자를 사용자로 보고 직장 내 괴롭힘 보호까지 확대

정청래 의원안은 노무제공자에 대한 근로자 추정과 함께 사용자 개념을 확대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근로자와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더라도 작업지시나 지휘·감독권을 행사한 사람을 사용자로 보아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는 방향입니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규정의 보호범위를 프리랜서, 플랫폼 종사자, 특수고용 종사자 등으로 확대하려는 취지가 강합니다.

정청래안의 특징

  • 노무제공자에 대한 근로자 추정
  • 직접 계약당사자가 아닌 실질적인 지휘·감독자도 사용자로 판단
  • 간접고용·다단계 계약관계에 대한 사용자 책임 확대
  • 직장 내 괴롭힘 보호범위 확대

기업에 미치는 영향

정청래안이 반영되면 계약서상 발주자와 수급인 관계라고 하더라도 원청이나 플랫폼이 다음과 같은 권한을 행사한 경우 사용자 책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 구체적인 작업방법 지시
  • 업무시간과 장소 지정
  • 인사평가 또는 등급 부여
  • 업무배정 제한
  • 계정 정지 및 업무배제
  • 징계성 경고
  • 계약해지 결정
  • 괴롭힘 신고 처리

방송·엔터테인먼트 업종처럼 방송사, 제작사, 소속사, 외주업체, 프리랜서가 복잡하게 연결된 산업에서는 사용자 책임의 범위가 크게 확대될 수 있습니다.

법안별 핵심 차이 한눈에 보기

  • 김주영안 — 추정범위: 주로 민사상 분쟁 / 반증: 일반적인 반증 가능 / 특징: 근로감독관 자료요구권 강화 / 기업부담: 중간
  • 김태선·박홍배·이용우안 — 추정범위: 직접 노무제공자 / 반증: ABC 3요건 모두 입증 / 특징: 독립사업자 인정요건 엄격 / 기업부담: 매우 높음
  • 이강일안 — 추정범위: 민사·노동위원회·행정절차 / 반증: ABC 3요건 모두 입증 / 특징: 형사절차 제외·일부 과거 분쟁 적용 / 기업부담: 매우 높음
  • 정혜경안 — 추정범위: 직접 노무제공자 / 반증: 법안 문언에 따른 판단 / 특징: 노무수령자를 임금 지급주체에 포함 / 기업부담: 높음
  • 정청래안 — 추정범위: 프리랜서·간접고용 등 / 반증: 실질관계 중심 / 특징: 사용자 개념·괴롭힘 보호 확대 / 기업부담: 높음

같은 근로자추정제라도 기업 리스크는 다릅니다

첫째, 입증책임만 바뀌는가 — 김주영안은 현행 근로자성 판단기준을 유지하면서 주로 입증책임과 조사절차를 변경하는 방식입니다.

둘째, 독립사업자 요건 자체가 강화되는가 — ABC 테스트형 법안은 사용자가 세 요건을 모두 증명해야 하므로, 현행 대법원 판례보다 근로자성 인정범위가 넓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셋째, 노동위원회 사건까지 적용되는가 — 이강일안은 부당해고 구제신청 등 노동위원회 절차까지 명시적으로 포함합니다. 계약해지 분쟁이 부당해고 사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넷째, 책임을 지는 사용자가 확대되는가 — 정청래안은 직접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한 자에게 사용자 책임을 인정할 수 있도록 합니다.

다섯째, 임금 지급의무자가 확대되는가 — 정혜경안은 사용자 외에 실질적인 노무수령자까지 임금 지급주체로 포함하려는 법안입니다.

최종 입법은 어떻게 정리될까

현재 여러 법안이 국회에서 함께 심사되고 있으므로, 특정 의원안이 그대로 통과되기보다는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대안으로 통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종안에는 다음 내용이 조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일정한 노무제공자를 근로자로 추정
  • 사용자가 근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반증
  • 근로감독관의 자료제출 요구권 강화
  • 독립사업자성 판단기준 구체화
  • 노동위원회 절차 적용 여부 명시
  • 형사절차에 대한 추정효과 제한
  • 소상공인에 대한 계도·지원방안 마련

정부 역시 가짜 3.3 계약 의심 사업장에 대한 점검을 계속하면서 국회의 근로자추정제 입법 논의를 지원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따라서 입법 시점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프리랜서 오분류에 대한 행정감독과 입법 논의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업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근로자추정제에 대한 대응은 프리랜서 계약서의 명칭을 바꾸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기업은 계약과 실제 운영이 일치하는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 업무지시 방식 점검 — 업무의 목표와 결과물만 정하고 있는지, 아니면 수행방법과 순서까지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시간·장소 통제 점검 — 출퇴근, 휴가, 근무장소, 회의 참석을 사실상 강제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 보수체계 점검 — 근무시간에 비례한 고정급인지, 업무 결과와 프로젝트 단위로 정산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독립사업자성 점검 — 복수 거래처, 단가 협상권, 장비 부담, 비용 부담, 대체인력 활용, 영업상 손익 부담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 계약해지 절차 점검 — 프리랜서 계약해지가 실질적으로 해고와 유사하게 운영되고 있지 않은지 확인해야 합니다.
  • 입증자료 관리 — 계약서뿐 아니라 견적서, 업무요청서, 결과물 검수자료, 정산자료, 단가협상 기록, 복수 거래처 자료 등을 노무제공자별로 관리해야 합니다.

계약서보다 중요한 것은 관리 방식입니다

근로자추정제가 도입되면 분쟁의 출발점이 달라집니다.

지금까지는 노무제공자가 자신이 근로자라는 사실을 입증해야 했다면, 앞으로는 기업이 해당 노무제공자가 독립사업자라는 사실을 증명해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ABC 테스트형 법안이 반영될 경우 기업은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이 사람은 정말 지휘·감독을 받지 않았는가?
  • 이 사람이 수행한 업무는 회사의 통상적인 사업 밖의 업무인가?
  • 이 사람은 실제로 독립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가?

세 질문에 명확하게 답하기 어렵다면 계약서에 프리랜서라고 기재되어 있더라도 근로자성 분쟁 위험은 남아 있습니다.

근로자추정제 시대에는 ‘프리랜서 계약서를 보유하고 있는가’보다 ‘프리랜서를 독립사업자에 맞게 관리하고 그 증거를 확보하고 있는가’가 더 중요해집니다.

▶ 인사노무 자문·진단 문의: https://www.fairhr.net/contact ☎ 02-387-9869 | ✉ fairhr@nate.com

※ 본 뉴스레터는 2026년 7월 28일 현재 국회에 발의된 주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향후 국회 심사 과정에서 법안의 적용대상, 반증요건, 시행시기 및 부칙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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